김연아 선수는 참 복이 많은 선수인 것 같습니다.
어떤 분들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성공을 못하는 경우가 많죠.
(스포츠나 인생이나 그런 면에서 유사한 면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김연아 선수는 성공을 한 것이니
복이 많다고 할 수 있죠.
여기에 아사다 마오라는 경쟁자가 있어
서로 분발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도 복이라고 하겠습니다.
경쟁자 없는 1인자가 보통 오래가지를 못하더군요.
유재석이 장수(?)할 수 있는 것이
강호동이라는 걸출한 경쟁자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호동도 마찬가지겠지요.

무한도전은 참 운이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정해진 포맷이 없다보니 뭐든지 도전할 수 있고,
어떤 것을 하더라도 응원을 해 주는 팬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무한도전은 너무 실망스러웠습니다.
소문난 잔치였을 뿐이었죠.

보통 프로그램들은 나름대로의 특징이나 포맷을 가지고 있어
게스트가 나오는 것이 유리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무한도전은 유리하죠.
정해진 포맷이 없으니 게스트가 출연해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게스트에 맞추어 포맷을 짜면 되니까요.
게스트를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하여 진행할 수도 있고,
게스트에 의한, 게스트를 위한 포맷을 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오늘 무한도전은 그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했습니다.
김연아 선수를 한 명의 구성원으로 하여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김연아 선수에 의한, 김연아 선수를 위한 구성도 아니었습니다.
어쩡쩡한 모습이었죠.
이런 저런 구성을 짜 진행하려는 의욕적인 시도는 보였지만,
이것도 저것도 아닌 모습을 보여준 것입니다.

김연아 선수 개인은 재미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시청자들 모두에게는 즐거움을 주지 못한 것입니다.
(일부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죠.
우리 아들도 보면서 재미있어 하더군요.
불행하게도 전 공감할 수 없었지만요.)

앞으로 준비를 좀 더 철저히 하여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가 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죠.

그리고 한 가지 부탁할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웃기는 것도 좋지만,
기본적인 예의나 상식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경쟁자 이름을 잘 모르는 것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초등학생도 아니고,
어떻게 그런 유아틱한 질문을 하는지,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게스트가 나오더라도
이번과 같은 한심한 질문은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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