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산업 어닝쇼크의 배후에 있는 국제회계기준의 문제점



최근 일부 산업의 실적발표에서
어닝쇼크가 발생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건설주인데요.
GS건설(006360)의 경우에
4월 10일 1분기 영업손실이 535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당시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GS건설의 영업이익은 500억원 안팎이었는데,
예상치와 무려 6000억원 가까이 차이가 난 것이죠.




이와 같은 차이가 벌어진 것은
바로 국제회계기준의 모호함 때문이었습니다.
국제회계기준(IFRS : International Financial Reporting Standards)은
국제회계기준심의회(IASB)가
세계 각국의 회계 기준을 통일하기 위해 만든 회계기준입니다.
IASB는 원래 민간단체라 구속력은 없는데,
2002년 미국 엔론에서 대규모 분식회계 사건이 터지면서
각국 공통의 기준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와
이 기준을 세계에서 일괄 도입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2005년 상장기업에 도입을 의무화했고,
한국도 이 추세를 따라 지난 2011년부터 도입했습니다.

 IFRS는 이전에 사용하던 한국식 일반회계기준(GAAP)에 비하면
어디까지 영업이익으로 볼지가 애매모호했습니다.
그리고 건설, 조선, 해운 등의 경우에
이 기준으로 하면 부채비율이 높아져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다고 주장하여
일부 예외를 인정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현재 한국에서 쓰는 것은 원래 IFRS 규정과도 약간 다른
한국식 국제회계기준(K-IFRS)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외규정을 인정받은 산업에서 올해 어닝쇼크가 발생한 것입니다.

원래의 국제기준을 따랐다면 이런 상황은 없었을 것입니다.
공사가 끝났을 때만 실적에 반영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건설사들은 한국은 다른 나라와 달리
청약금, 중도금 등 선수금(부채)을 받고 공사에 들어가는 구조라
완공 기준으로 회계 처리를 하면 영업을 하면 할수록
부채비율이 높아진다며 반발하였고,
결국 외국 건설사와 다른 회계법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 회계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GS건설의 경우에
해외 사업장의 공사 일정에 맞춰 매출, 영업이익을 반영해오다
뒤늦게 예상했던 것보다 원가가 많이 나왔다며
이미 집계했던 이익을 전부 삭감한 것이죠.
그래서 영업손실이 크게 발생한 것입니다.

올해의 혼란이 처음이 아닙니다.
작년에도 혼란이 있었죠.
주로 국제회계기준에서 영업이익을 보는 관점이 애매모호하다는 것을 노려
기업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영업이익을 계상한 것입니다.
이 때문에 매출보다 영업이익이 더 많은 황당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작년 9월에 금융위원회는
기업들에게 매출에서 매출원가, 판관비를 뺀 수치만을
영업이익으로 분류하라고 통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란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문제의 원인은 IFRS에서 보장하는 기업들의 자율성입니다.
기업에 맡기는 부분이 많다 보니
같은 업종 내 기업이어도 다른 회계 방식을 적용해
단순 비교가 어려워진 것이죠.
기업에게 너무 많은 자율성을 보장해 준 것이죠.
이렇게 되어서는 회계자료의 신뢰성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죠.
회계법인들도 을의 입장이기 때문에
기업들의 요구를 마냥 거절할 수가 없기에
왠만한 것들은 기업의 요구대로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당연하게도 회계자료의 신뢰성은 떨어지죠.

이런 상황이 이어지게 되면
투자자들도 혼란에 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을 평가하는 회계자료의 신뢰성이 떨어지게 되면
기업가치를 평가하기가 어렵게 되죠.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회계자료를 작성하게 될테니까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그게 큰 문제를 야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지금 발표가 되고 있는 기업실적은
어느 정도 과장되었음을 감안하고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되고 있다는 것이죠.
따라서 기업실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에는
이를 감안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투자자들이 스스로 조심을 해야죠.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제회계기준이
좀 더 엄격하게 개선되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이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기업들이 로비를 엄청할 것으로 생각되네요.
현재의 기준이 자신들에게 상당히 유리하기 때문이죠.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는데,
과연 고양이들이 그 생선을 내놓을까요?
어림없는 이야기죠.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런 상황이 이어지다가는
언젠가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봅니다.
장기적인 이야기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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