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국제적인 봉인가?


예전부터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해외투자를 늘리면서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해외투자를 통해 선진 금융기법을 배우겠다고 했죠.
과연 제대로 배웠을까요?



최근 신문기사에 9년간의 해외투자 실적이 나왔습니다.
참고로 최근 9년간 금융시장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리먼사태가 있었지만,
그 이외의 시절은 거의 쭉 상승세를 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그런데 9년간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의 실적을 보면,
국내 주요 은행,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43곳이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외국 유가증권에 투자해 입은 손실액이
3조9천736억원이라고 합니다.
이중 은행 10곳이 이 기간 849건에 걸쳐 8조3천억원 규모의 재외 유가증권에 투자해
271건 2조2천80억원(26.6%)이 회계장부상 `손실'로 처리됐다고 하네요.
전체 투자금액의 4분의 1 이상을 날린 것이죠.
그나마 보험사는 선방한 것이
생명보험사 19곳은 같은 기간, 2천427건에 걸쳐 27조5천431억원을 투자해
329건 1조3천276억원의 손실을 냈으며,
손해보험사 14곳은 투자액 7조8천646억원 가운데 4천380억원을 날렸다고 합니다.
금융감독원 자료이므로 틀린 것은 아니겠죠.

국내에서 온갖 수수료와 가산금리로 국민들에게 부담을 주더니
해외에서는 완전히 봉 역할을 했네요.
궁금한 것은 그런 비용을 치루면서
제대로 선진기법을 배웠느냐? 하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시계열 자료는 나오질 않았네요.
만약 초반에 손실이 크고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지는 것이라면 괜찮은데,
그렇지 않다면 문제가 심각하죠.
배우는 것도 없이 봉 역할만 한 것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선진기법이라는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금융시장에서 과연 선진기법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대체적으로 주식시장의 경우에
선진기법이라는 것이 둘 중의 하나죠.
이미 오른 주식가격을 설명하기 위해서 학자들이 만든 방법이거나
마치 뭔가 있어 보이게 하기 위하여
복잡한 수식으로 설명한 기법이 보통이죠.
실제로는 별것도 아닌 것을 말입니다.
금융시장은 사실상 자금 규모가 큰 세력들이
큰 수익을 얻는 곳이라고 봐야 합니다.
파생시장의 경우에는 자금 규모가 크다고 해서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자금규모가 큰 역할을 하죠.
이런 정글과 같은 곳에서 여러 면에서 불리한 국내 금융기관이 참가하는 것은
사실상 봉 역할을 하겠다는 것에 불과합니다.
국내 금융기관이 대규모 자금을 보유한 외인들에게
과연 이길 수가 있을까요?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면
정보면에서 빨라야 합니다.
자금 규모가 적은 경우에는 더 그렇죠.
그러나, 이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자금이 큰 곳이 훨씬 정보면에서 빠르죠.
정보가 생명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뭔가 중요한 것인지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죠.
이런 상황에서 선진기법을 배우기 위하여 해외투자를 한다?
웃기는 이야기죠.
그것은 하나의 핑계에 불과합니다.

실질적인 이유는 은행의 규모를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IMF사태시에 드러났죠.
대마불사라고.
그 이후로 금융기관은 규모 키우기에 올인합니다.
그 와중에 해외투자를 하는 것이고요.
규모 키우기에 좋은 방법이니까요.
(주요 국가에 지사 하나만 세우더라도
그걸 다 합하면 그 규모가 엄청나죠.)
그러면서 해외에서 봉 역할을 하게 되었고,
이를 보전하기 위하여 국내에서 온갖 수수료와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것입니다.
국민들만 봉이 되는 것이죠.

이러다가 리먼처럼 은행 하나가 훅 가버리면?
국민들이 책임을 져야 하죠.
정부가 책임을 지게 되면,
결국 그것은 국민들의 몫이니까요.
개인적으로 국내 금융기관들은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봅니다.
투자면에서는 절대 국제 금융기관들을 이길 수가 없죠.
따라서 국내 금융기관들의 해외 금융투자를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네요.
선진기법이라는 것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단순하게 생각해서 선진기법이라는 것이 있다고 할지라도
과연 해외 금융기관들이 그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줄까요?
기껏해야 별 소용이 없는 것들을 가르쳐 주겠죠.
결국 얻는 것은 경험이라는 것인데,
이건 인적자원에 포함된 것이죠.
그리고 경험이 많다고 해서 유리한 것도 아니고요.
경험이 아주 중요한 것이라면,
금융시장에서 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유리하다는 이야기인데,
금융시장을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죠.
(물론 경험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긴 합니다.
경력을 중요시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러나 경험이라는 것은 투자성공의 한 요소이긴 하지만,
필요충분조건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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