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블랙스완이 될 수 있는 이탈리아 |
최근에 가끔 신문기사에 나오기도 하지만,
이탈리아 정국이 안개속을 헤매고 있습니다.
지난 2월말에 치루어진 총선에서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긴축재정을 추진했던
몬티 총리의 중도파가 참패를 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긴축을 지지했던 민주당 중심의 중도좌파 연합이
원내 제1세력이 되었지만, 과반의석에는 실패했습니다.
연립정부를 구성해야 할 입장이 된 것이죠.
반면에 긴축재정을 반대하던 중도우파 연합과 오성운동은
약진을 하여 원내 2, 3 세력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이탈리아 국내 정치가 불안정하게 되면
다시금 유로존에 먹구름이 들게 되죠.
이탈리아의 긴축재정과 구조조정이 어렵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처럼 이탈리아의 경제규모가 크지 않다면
별다른 문제가 안됩니다만,
불행하게도 이탈리아의 경제규모는 그리스에 비길 수가 없습니다.
전체 유로존의 16.4%를 차지하는 유로존내 3위의 경제규모를 가지고 있죠.
만약 이탈리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유로존 전체는 물론이고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게 됩니다.
거대한 블랙스완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탈리아 정국 방향을 예상해 보자면,
중도좌파 연합이 오성운동의 지지를 받아 연정을 구성하는 것과
중도좌파 연합과 중도우파 연합이 대연정을 구성하는 것,
그리고 정치색이 옅은 임시 과도정부를 내세우는 것
마지막으로 단기간내에 재선거를 치루는 것이 있습니다.
앞의 2가지 방안은 거의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이고,
재선거는 정치적 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은 3번째 것입니다.
문제는 그럴 경우에 정치기반이 약하여
강도높은 긴축정책과 구조조정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이탈리아 정부과 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러면 국채 금리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위기가 다시 재발하게 되는 것이죠.
어떤 면에서는 위기가 닥쳐
제대로 된 구조조정과 재정건전화를 이루는 것이 좋은데,
워낙 경제규모가 크다 보니
문제가 발생해도 인식을 제대로 하질 못하는 것 같습니다.
언론 등의 논조를 보면 국외에서는 난리인데,
자국내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처럼 보이네요.
이는 선거결과를 봐도 알 수가 있죠.
위기를 감지했다면, 저런 결과가 나오지가 않죠.
참고로 이탈리아의 국가 부채는
2012년 9월말 기준으로 2조유로입니다.
GDP의 127.3%나 되죠.
일본에 비할 정도는 아닙니다만, 상당히 문제가 있습니다.
BIS(국제결제은행)의 통계에 의하면,
주요 외국은행들이 이탈리아에 투자하거나 대출해준
자금 규모는 2012년 9월말 기준으로 6890억 달러입니다.
그리고 이탈리아 은행들의 해외투자 및 대출규모는
같은 기준으로 8560억달러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국제 금융시장은 요동을 칠 수 밖에 없습니다.
우선 이탈리아에 투자한 금융기관들이
자금을 빼 갈 가능성이 큰 편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탈리아 은행들은 국외에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게 될 가능성이 높죠.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국제적으로 큰 혼란이 발생하게 됩니다.
워낙 금액이 크기 때문에 유로존에서도 어떻게 할 수가 없죠.
물론 이것은 최악의 경우입니다.
현실적으로 봐서, 지금의 정국불안이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이런 최악의 상황이 쉽게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ECB가 신속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크고요.
문제는 이탈리아의 상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요인으로 인하여 충격을 받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되면 어떻게 대처를 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그만큼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죠.
결론적으로 이탈리아 자체의 문제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봅니다.
문제는 여기에 다른 외부요인이 충격을 줄 경우죠.
즉, 연쇄반응으로 인하여 이탈리아의 상황이 악화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어떻게 대처하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이미 다른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죠.
이탈리아 뿐만 아니라 스페인 등의 상황과
미국 자체의 상황 흐름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또한 전세계적인 금융시장 흐름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죠.
어떻게 보면 널리 알려지지 않은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이탈리아 내부 상황이 안 좋아지는 것은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내부체력이 떨어지는 것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허약해진 상황에서는 외부의 조그마한 충격에도
큰 문제가 발생할 수가 있죠.
그게 위험하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