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재정절벽에 관하여 |
요즘 경제적으로 전세계의 시선이 유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등에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죠.
이로 인하여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인데요.
유럽문제만큼 미국의 재정절벽 문제도 심각한 것입니다.
다만, 유럽문제가 당장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인데 반하여
미국 재정절벽 문제는 당장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죠.
물론 주식시장에서의 반응은 다소 격할 수도 있지만요.
재정절벽이란 감세조치가 끝남에 따라
증세효과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서
재정지출을 줄일 수 밖에 없게 되어 경기침체가 지속화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정부가 더 이상 재정지출을 할 수 없게 되어
경기에 악영향을 주는 현상을 말하죠.
재정지출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정부가 더 이상 돈을 쓸 수가 없다는 것으로
그만큼 정부 부채가 많아 여유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정부 부채는 심각하게 늘고 있죠.
신용등급기관이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경기침체를 방어와 복지성 지출 증가로 인하여
대규모 감세조치와 함께 재정지출을 늘려 왔습니다.
이로 인하여 2007년 GDP의 18.5%에 달하던 재정수입은
2010년에 약 15% 정도로 줄어 들었고,
재정지출은 실업급여와 의료보장 등 복지성 지출 증가로 인하여
2007년 GDP의 19.7%에서 2009년 25.2%까지 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재정적자가 늘어나게 되었고,
정부부채는 2007년 GDP의 64.6%에서 2011년 98.7%가 되었으며,
올해 2012년에는 100%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미국은 2011년에 예산통제법을 통과시켰는데,
이 법은 2013년부터 재정지출을 강제적으로 줄이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재정적자를 어느 정도 막아보자는 취지죠.
문제는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유효수요 부족으로 인하여 경기가 살아날 기미가 안 보이고 있죠.
그동안 여러가지 정책으로 인하여
그나마 최악의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아닌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서 감세조치가 끝나게 되면
사실상 증세효과와 같은 상황을 연출하게 되어
유효수요를 더욱 줄이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경기침체가 지속된다는 것이죠.
여기에 재정지출마저 줄어들게 되면
상황에 따라서는 경기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감세조치는 2012년에 대부분 종료되게 되어 있습니다.
미국 재정절벽 문제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것은
미국이 거대한 소비시장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미국에서 경기가 악화된다면,
전세계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주게 되죠.
특히 우리나라처럼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는
치명적인 악영향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유럽과 중국의 사정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마저 상황이 악화되면 치명적일 수가 있죠.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가급적이면 재정절벽 문제가 당장 일어나서는 곤란합니다.
그런데, 현재 미국은 대선전입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서로 양보를 할 생각이 없죠.
대선이 끝난 다음에도 앙금이 남아서 문제가 해결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가장 좋은 상황은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여
감세조치와 재정지출 통제에 대한 것을 연장하는 것인데
지금의 상황을 봐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물론 비록 연장에 불과한 것입니다만,
그래도 서로 양보하여 연장할 가능성이 크긴 합니다.
만약 문제가 발생하여 경기가 악화된다면
그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경우에는 재정절벽 문제도 뒤로 미루어지게 됩니다.
당장의 위기는 넘기는 셈이죠.
나중에 경기가 활황을 보이게 되면
이 문제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가 있죠.
근데 본질적으로 보면,
이것도 결국은 연장에 불과합니다.
이렇게 연장함으로써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죠.
요는 경기가 나아지느냐? 하는 것인데,
지금의 상황은 구조적인 상황이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경기가 나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산소호흡기로 연명하는 환자라는 것이죠.
빨리 자체호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자꾸 산소호흡기로 연장만 하고 있으니
나중에는 상황이 더 안 좋을 수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재정절벽도 차라리 이번 기회에 과감하게 경험하는 것이
미국의 입장에서는 더 좋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